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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병사들 러 최전선 '총알받이'로 내몰려…다수는 속아서 입대"

네팔・브라질・이집트 등 국적 다양…"中특수부대원 목격" 주장도

2024-10-21     이현정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다닐로 국왕의 이름을 딴 우크라이나군 제24기계화여단 신병들이 전술 훈련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양한 국적의 병사들이 자신이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다는 점을 모른 채 속아서 입대했고, 최전선에 배치돼 사실상 '총알받이'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군을 위해 투입된 외국 병사들이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국적은 네팔, 슬로바키아, 브라질, 인도, 이집트, 쿠바, 스리랑카, 세르비아 등으로 다양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외국 국적의 러시아군을 여럿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속아서 전장에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네팔 출신의 포로 A는 러시아로 유학을 갔다가 입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학을 주선했던 에이전시에 속아 대학 등록금을 낼 수 없는 처지가 되자 절박한 심정으로 러시아군과 계약을 맺었고, 다친 사람만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들었지만 최전선에 배치됐다는 것이다.

슬로바키아 출신의 B는 시베리아 자연 속에 살고 싶어 러시아를 찾았고 시민권이 필요해 군대에 자원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참호를 파고 벙커를 만드는 일만 하기로 약속받았지만, 전장 한복판에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국적으로 호주에 거주하고 있던 C는 IT회사에서 취직 제의를 받아 러시아로 왔고 나중에야 이 회사가 러시아 군 정보당국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매일 드론 조종 훈련 등을 받아야 했던 C는 회사 측에 이런 일을 하려고 러시아에 온 것이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에는 전선으로 보내졌고, 탈출을 시도하면 체포되거나 총살될 것이라는 협박마저 들었다고 했다.

자진 입대한 용병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2천달러(약 270만원)의 월급을 받고 전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들이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러시아군보다 우선 투입됐기 때문에 상당수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포로로 잡은 외국인 병사의 공식적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특히 상당수 국가에서 외국군을 위해 전투에 나서는 것은 불법인 만큼 이들은 귀국 시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으며, 러시아도 이들의 귀환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hengyuanshangw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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