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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영업자 ‘잇단 줄폐업’··· 특단의 내수 진작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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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영업자 ‘잇단 줄폐업’··· 특단의 내수 진작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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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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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경제 버팀목’ 자영업이 쓰러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 내수 불황 여파로 한계 상황에 몰리는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현황을 보면, 지난 1~4월 폐업 사유로 ‘노란우산’ 공제금을 지급한 액수는 5,4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39억 원보다 1년 새 19.89%인 903억 원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에 공제금 지급 건수도 4만 2,888건으로 1년 전 3만 9,148건보다 9.55%인 3,740건 증가했다. 폐업으로 인한 공제금 지급 규모가 커진 것은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리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은 소기업・소상공인의 생활 안정을 위해 이들이 매월 일정 부금을 납부한 뒤 폐업, 사망하거나 또는 질병, 부상으로 퇴임해야 할 시점에 일시금 또는 분할금의 형태로 지급받는 공적 공제제도로 2007년 출범한 ‘노란우산공제’가 2019년 12월을 기점으로 ‘노란우산’으로 변경되어 중소기업벤처부가 감독하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며, 납입원금 전액이 연복리이자를 적용해 적립된다. 공제금은 압류・양도・담보가 금지되어, 폐업과 같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를 위한 자금 확보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퇴직금 성격의 자금으로 여겨진다. 또한 자영업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노란우산’ 폐업 지급액과 지급 건수는 지난해 1조 2,600억 원과 11만 건으로 이미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생활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한 퇴직금과 다름없는 공제금을 깨야 할 정도로 절박한 처지에 몰린 소상공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한계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는 하루건너 하나꼴로 나오고 있다. 양경숙 의원실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실이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최근 건네받아 공개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3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 336만 명이 1,112조 7,000억 원의 천문학적인 금융기관 대출을 안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 4년여 만에 대출자는 60%, 대출금액은 51% 급증했다. 3개월 이상 연체 대출 규모도 같은 기간 15조 6,200억 원에서 2배인 31조 3,000억 원으로 치솟았고, 지난 3월 말 기준 대출금을 석 달 이상 갚지 못한 자영업자 수는 7만 2,815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6만 1,474명보다 18.4%인 1만 1,341명이나 증가했다. 자영업자 금융 지원이 끊긴 지난해 9월 말 5만 6,860명과 비교하면 28.1% 늘어났고, 팬데믹 시기인 2021년 말 2만 4,446명보다 무려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도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최대로 빚을 내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다중채무자’도 172만 7,000명으로 절반 이상인 51.4%를 차지했다. 자영업 위기는 복합적이지만 정부가 ‘건전 재정’을 이유로 지출을 줄인 탓도 없지 않다. 지난해 예산 불용액이 역대 최대인 45조 7,000억 원(불용률 8.5%)을 기록했다. 부자 감세 등으로 발생한 세수 결손을 막기 위해 정부가 돈을 쓰지 않고 절감한 것이다. 

실제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64.8, 전통시장 BSI는 56.1이었다. 소상공인 2,400명과 전통시장 1,3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BSI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높으면 경기가 호전하고 있다는 것을, 낮으면 악화를 의미한다. 3고(高) 악재 등으로 인한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아 체감경기가 한마디로 바닥 수준이라는 뜻이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모두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을 꼽았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고들 말한다. 가게 문을 닫는 데 있어도 적잖은 비용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많다는 것이다. 기설(旣設) 인테리어 원상복구에만 수백·수천만 원이 필요하고, 폐업을 하게 되면 은행 대출금도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 그래서 점포에 파리만 날리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저곳 대출만 늘려 좀비처럼 연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한국의 수출은 7개월 연속으로 전 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이달까지 8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간기준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자릿수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누적 수출은 2,527억 1,900만 달러, 수입은 2,424억 8,800만 달러다. 전 년 동기 대비 수출은 8.5% 증가했지만, 수입은 7.7% 감소했다. 누적 무역수지는 102억 3,100만 달러 흑자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을 전년 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 수입은 3.3% 증가한 6,660억 달러, 무역수지 14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그러나 수출이 살아나도 낙수 효과가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고, 설령 낙수 효과가 생긴다고 해도 시점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경제구조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취업자의 20%에 이르는 만큼 이들이 무너지면 고용, 민간 소비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에 내수 불황이 장기화로 이어지면서 많은 자영업자가 하류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 소비는 1.9%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데 이렇게 되면 지금의 내수 부진은 올 한해 계속될 전망이다.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된다는 의미다. 침체한 내수를 끌어 올릴 특단의 비상한 내수 진작책이 긴요하고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식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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