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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헬리코박터균 꼭 치료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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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헬리코박터균 꼭 치료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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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8.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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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충남도서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

건강검진 또는 속쓰림 증상으로 위내시경을 하고 나면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으라는 결과지를 받는 경우가 있다. 다시 병원을 찾기도 번거로운데 꼭 치료를 해야 하는지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는 위 점막층과 점액 사이에 서식하는 위장 내 기생하는 세균으로, 사람에게 가장 흔한 만성 세균 감염을 유발한다.

유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15~80%까지 다양하게 보고 있으며, 위암 발생률이 높은 한국, 일본, 중국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50~6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검진 위 내시경을 하다 보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만성 위염의 모습을 너무나 흔하게 보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위축성 위염, 위벽이 울퉁불퉁한 장상피화생, 적색 반점으로 덮힌 점막, 위의 가장 흔한 양성 용종인 과형성용종, 황백색 반점으로 보이는 황색종 등의 소견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상기 소견이 보이더라도 모든 검진자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헬리코박터균 검사가 건강보험 급여로 인정받는 기준(2022년 9월 시행)은 내시경에서 위 및 십이지장 소화성궤양 또는 림프종이 관찰되거나, 조기위암시술력, 특발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 환자가 해당된다. 그리고 위암가족력(부모형제)이 있으면 50% 본인부담, 이외의 경우는 90% 본인부담으로 검사할 수 있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암연구소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였다. 헬리박터균 감염은 위 및 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만성 위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으로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일으키고, 더 나아가 위 선암, 위 림프종까지 유발하는 병태생리를 가지고 있다. 많은 연구들이 헬리코박터균과 위암과의 깊은 연관성을 증명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2023년 5월 2일 미국 소화기내과 학회지에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노선 캘리포니아(KPNC) Dan Li 박사 연구팀이 1997~2015년 사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검사 또는 치료를 받은 71만 6567명을 대상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일반인과 비교해 제균 치료 10년 후에는 위선암 발생 위험이 49% 낮은 것으로 확인되어 연관성이 크게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위암 뿐만 아니라 당뇨, 심혈관질환, 퇴행성 신경질환과 같은 다양한 질병들과 헬리코박터균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많은 연구가 보고 되고 있다.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모든 보균자에 대해 제균 치료를 시행할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논쟁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을 보면 2017년 국내 암등록 통계 자료에서 인구 10만명당 32명으로 국내 암 중에 두 번째로 높았으며, 전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 1위로 알려져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이전보다 점차적으로 균 검사 및 제균치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요법은 2종류의 항생제를 포함한 3제 요법으로 7일 또는 14일간 투약하는 것이 보편적인 1차 치료로 사용되며, 제균율이 64~78% 수준으로 항생제 내성 증가로 과거에 비해 제균율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체되는 1차 치료로서 3종류 항생제를 포함하여 10일간

투약하는 동시요법은 제균율 80%대로 유의미한 제균율을 보이고 있어 추천되나 오심 등의 부작용 빈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위내시경 재검을 통해 확인하거나, 간단히 공기를 불어서 검사하는 요소호기검사 등 편리한 방법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점차 적극적으로 균에 대해 검사 및 치료하는 추세인 만큼, 만성 소화불량, 속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검진 시 헬리코박터균 가능성에 대해 의사와 상의해보시기를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홍진호 충남도서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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