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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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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열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4.09.08 11: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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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민 수필가
곽규민 수필가. 
곽규민 수필가. 

길을 열다

곽규민

다림판에 기억을 올려놓는다

어머니는 입안 가득 물을 머금고

이불 홑청에 거침없이

길을 만든다

메마른 논바닥에 여섯 줄기 물길을 연다

육 남매가 걸어가야 할 길

빨갛게 달아오른 숯불 다리미로

길을 밀 때

지지직,

물과 어머니 염원이 타는 소리

너희는 배곯지 마라

많이 배워 큰사람 되어

동네 어귀에 꽹과리 소리 울려라

아니, 아니다 아프지만 마라

세상살이 별거냐

아프지만 마라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두 아들 바지에 바로 선 주름

길 만든다

<‘제22회 혜산 박두진 전국 백일장’ 으뜸상 수상작>

[전국매일신문] 곽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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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윤 2024-09-11 00:17:05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 저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깊게 드는 작품입니다.
기사를 읽다가 제 어머니도 현재 입원 중이시라 어머니 생각에 공감이 심해 되어 굳이 댓글을 남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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