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상징하는 단어가 비라면, 눈이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면, 봄은 씨앗의 계절이라고 일기장 어딘가에 적어 두었다. 그러고는 가을은 “노을의 시간”이라고 덧붙여 놓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노을, 그 풍경의 아름다움은, 일상 그 삶의 무게가 있기 때문이겠지”라고, 어스름한 노을을 닮은 단풍잎들이 물들어 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원주소방서 소방서장으로 부임한 뒤 처음으로 맞는 “노을의 시간” 나는 우리 독자들에게 가을철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먼저 ‘벌’ 쏘임 사고 예방이다.
매년 평균 5천여 건의 벌 쏘임 사고가 발생하는데, 7월~10월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선 밝은색 계통에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향수나 스프레이, 향이 진한 화장품은 말벌을 유도할 수 있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벌에 쏘이게 되면 우선 벌에 쏘인 환자를 안정시키고 벌에 쏘인 부위는 깨끗한 물로 세척을 해주며 얼음 등 차가운 것으로 쏘인 부위를 찜질을 해주어야 한다.
두 번째로 단풍이 오는 계절 가을철 등산 사고이다.
2022년 소방청 월별 산악사고 통계에 따르면 9월~10월에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을 등산에 앞서 산악사고를 방지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일찍 출발해 일찍 하산하자. 가을로 접어들면서 일몰 시간이 빨라지기 시작하여 오후 4시 이전에 하산을 완료하는 걸 목표로 등산 계획을 세우자.
둘째 등산을 하면 몸에 열이 나 얇은 옷을 걸치고 산행할 경우 땀이 마르면서 체온이 떨어져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얇은 옷을 여러장 겹쳐 입어 보온에 신경 쓰고 체온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셋째 등산 중 사고가 발생한다면 침착하게 응급처치를 하고 “강원 119신고앱”으로 신고해 구조요청을 해야 한다.
구조요청을 할 땐 정확한 장소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부상자의 상태 정도 등을 알려주면 출동한 소방관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등산로 상에 설치된 등산 위치표지판 번호를 알려주면 구조대원이 쉽게 위치를 찾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주택 화재 발생을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화재 초기 적절한 소방시설의 작동은 1개의 119안전센터의 소방력과 견줄 수 있을 만큼 효과가 있어 가정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을철 각종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단풍철 산악사고가 반복되는 게 현실이다. 사고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고 부주의와 안이함에서 발생한다. 이 글을 읽고 독자분들의 공감을 얻어 국민 모두 안전한 가을 나기에 동참하기를 기대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순걸 강원 원주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