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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늙어서도 못쉬고, 청년은 일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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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늙어서도 못쉬고, 청년은 일못하고’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4.10.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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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최재혁 지방부국장
최재혁 지방부국장

한국은 노인들은 일을 더하고 청년들은 일을 안하고 그냥 쉬는 비중이 증가하는 연령별 이중구조가 심화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3000명 늘었는데 60대 이상에서만 23만1000명 증가해,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증가 폭이 컸다고 발표했다. 증가 폭이 둘째로 많은 30대(9만9000명 증가)의 2배 이상이다. 20대와 40대는 오히려 각각 12만4000명, 6만8000명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고령층 일자리가 급감해 노인빈곤이 심화되는 아우성이 빗발쳤다. 한국의 ‘고령층 취업 열풍’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 2022년 들어 37.3%로 집계돼, OECD 38국 가운데 1위로 나타났다.

이어 아이슬란드(32.6%)와 일본(25.6%), 뉴질랜드(25.2%) 등 순이었다. 지난달에는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이 40%까지 올라갔다. 고령층 10명 가운데 4명이 취업했거나 취업하지 않았더라도 일하려고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15년 일본 복지전문가인 후지타 다카노리가 쓴 ‘하류노인’이란 책이 당시 일본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몸이 아픈데도 의지할 곳 없이 가까스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본 극빈곤층 노인들의 열악한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궁핍한 생활을 하는 노인이 600~700만명에 달해 충격은 더욱 컸다.저자는 이듬해, 고령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처지의 노인들을 담은 ‘과로노인’을 출간했다.

‘하류노인’을 통해 노후 파산으로 가난에 허덕이는 노인의 실태를 보고했다면, ‘과로노인’을 통해서는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죽는 날까지 일에 시달리는 노인들의 삶을 그려냈다. 대다수 노인은 착실하게 일하며 노후를 준비해 온 평범한 소시민들이었지만, 젊은 시절 모은 돈으로 장만한 주택 가격은 하락하고, 연금 수입은 부족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9년 전 언급된 일본 노인들의 삶이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의 삶으로 재현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의 ‘2024 고령자통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은 37.3%로. 2015년(30.4%)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은퇴연령층(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2022년 기준)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로 조사됐다.

10명 중 4명이 가난하다는 것으로, 생계 유지 탓에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직장인들의 퇴직 압박 시기는 빨라지고,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성실하게 노후를 준비해도 빈곤의 그림자가 덮쳐오는 상황이다. 올 연말이면 우리나라는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복지 및 연금제도도 개편해야 하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청년 세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륜과 전문지식을 활용한 정년 연장, 단순 노동이 아닌 제대로 된 고령자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의 고부가가치화를 견인해야 할 한국금융산업이 이처럼 낙후되고 있는데는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특유의 무소불위의 규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영국과 싱가포르의 공통점은 중앙은행 내에 금융담당 부총재를 두고 금융정책과 감독을 관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무소불위의 규제에다 순환보직의 비금융 관료들이 지배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20여 만명이 기약없이 일 없이 지내고 있는 청년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이 결혼도 해 저출생문제도 해결하려면 우선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 양질의 일자리와 고부가가치 서비스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길이 첩경이다. 그러나 고령층을 위한 취업대책은 별다른 게 없는데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취업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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