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한영민
사랑했다
사랑한다
우리 함께 사랑했다
아직도 사랑한다
우리 함께 아닌
나 혼자 사랑한다
우리 함께
영원히 사랑하면서
이 세상 끝에서
무릎에 머리뉘고
함께 가자고 했는데
사랑한다
우리 함께 아니어도
나 혼자만 이어도 사랑한다
혹시라도 내가 먼저가면
나혼자 끝까지 사랑한
죄책감에 시달릴까봐서
보일듯 말듯 지척에서
살만큼 살다가 사랑하며 살다가
갈때는 내 안에 품고 갈테니
천상길 떠나 갈테니
숨소리와 살내음을
살포시 남기고 갈테니
길눈 밝은 그대
살만큼 살다가
행복하게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지치면
소리없이 오시구려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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