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한영민
나 지금 홀로 서 있네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 보내고
사랑하던 사람에게
뒤돌아 등을 보이며
사랑했던 사람의
기억을 더듬어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던 그 길을 지나쳐
차디 찬 북풍바람 불어오는
광야에 홀로 서 있네
마치
부다페스트의 쥐새끼처럼
미워하는사람들로 부터
길가에 내팽겨졌던 80년 어느날 처럼
홀로 서 있네
춥고 배고프고 고독한
아무도 없는 광야에
나홀로 서 있네
저만치 사랑이 사라진
회색도시 위를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간
군중속에 길을 잃고 서 있네
나 지금 홀로 서 있네
사랑을 잃고 서 있네
광야에서
[전국매일신문 詩] 소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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