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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여야·이념 갈등 없애고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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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여야·이념 갈등 없애고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7.28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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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방

‘상화하택(上火下澤)’은 위에는 불이 있고 아래에는 연못이 있는 형상을 뜻한다. 중국 서주 시대의 점(占)에 대해 서술한 주역(周易)에 나오는 64괘 중 38괘 ‘화택규(火澤)’에 나오는 말이다.

물과 불은 상극(相克)이다. 그래서 상화하택은 서로 상반(相反)된 모습으로, ‘음은 위를 향하고 화는 아래를 향한다’는 수승화강(水丞火降)의 자연 순리를 벗어난 역리(逆理)의 상(象)이다.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배반하고 분열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이와는 반대로, ‘천지교태(天地交泰)’라는 말이 있다.

주역의 제 11괘 ‘지천태(地天泰)’에 나오는 말로, ‘하늘과 땅이 만나 편안하다’는 뜻이다. 양극단이 서로 화합(和合)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이처럼, ‘상화하택’은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라면 천지교태는 이와 반대로 상하의 원활한 교류와 화합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민심 이기는 정치는 없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 편이 돼야 한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자”

지난 23일 국민의힘 새 당 대표에 한동훈 후보가 선출됐다. 한 후보는 62.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은 뒤 수락 연설에서 “국민들 뿐 아니라 당내 이견이 있을 때 항상 당원들께 동료께 설명드리고, 경청하고, 설득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의 마음도 챙기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튿날 국립현충원 참배를 가진 자리에서 방명록에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고, 더 설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함께 미래로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대표의 선출은 지난 4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103일 만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을 몰아줬던 당심은 1년 4개월여 만에 미래 권력으로 떠오른 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당권 경쟁 과정에서 당권주자 간 갈등이 격화했다. 원희룡·나경원·윤상현 당 대표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연일 이어가며, ‘배신의 정치’에 이어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의 사과 문자 의혹과 관련해 총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결국 당권주자 간 비난전이 격화되자 윤리위원회의 징계 카드를 꺼내는 등 엄중 경고에 나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후보 간 감정 싸움이 격해지고, 지지자들의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면서 계파 분화가 가속화 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 때문에 당원투표 개시일을 앞두고, 후보 4인 중 누가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후유증이 클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도 나왔다.

당내에서는 “우리끼리 치고 받는 사이 야당은 물밑에서 입법 활동을 개진하고 있다”며, “단합조차 안 되는데 어떻게 판세를 바꿀 수 있겠나”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와기도 했다.

그사이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은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 ‘대통령실 외압 의혹 채상병 특검’ 등에 대한 총공세를 펴고 있던 터라 여권 내 분란이 더욱 뼈아프게 느낀 것이다.

한 대표는 취임 후 자신의 일성인 ‘통합’과 ‘화합’을 향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첫날부터 대통령실과 소통 행보를 시작한 한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가 열렸던 지난 25일 “(당의 자강은)통합과 화합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 변화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 대표는 취임 이틀차 당내 의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접견하는 등 당 내외적 화합을 도모했다.

우 의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는 여야가 합의 정신을 잘 지키는 협치를 해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고 그 취지는 상호 동감했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이자 자산 배분의 대가인 미국의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자신이 쓴 책 ‘변화하는 세계질서’에서 미국의 분열이 주로 빈부 격차의 증가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이는 정치적 극단주의를 부추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총격을 당한 사건은 이 같은 분열이 현실적인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라는 것이다.

‘분열이 깊어지면 극단주의가 번창한다’(조셉 나이), ‘갈등은 정치인의 지렛대로 사용되어 왔다’(에드워드 디본), ‘분열은 대화를 마비시키고,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버락 오바마), ‘소셜미디어는 분열을 증폭시킨다’(셰릴 샌드버그).

최근 한국리서치가 한국사화의 갈등 수준 파악을 위한 조사 결과 ‘여야 정치진영’에 따른 정치 갈등이 94%,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이 92%, ‘부유층과 서민층’의 빈부 강등이 90%로 순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여야·이념 갈등이 한국사회의 가장 큰 갈등의 축이 되고 있다. 갈등을 해소하고, 조율하며 타협해야 할 정치권이 도리어 갈등을 조장해 이득을 보려는 것이 한국 정치의 일상이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앞으로의 정치 행보가 당내 갈등을 없애고, 여·야 간 협치를 통한 민생 안정과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되길 기대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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