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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하늘 아래 큰 근본을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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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하늘 아래 큰 근본을 지키는 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8.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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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방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은 ‘하늘 아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하늘 아래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기본이 되는 원리나 원칙이다.

따라서 다산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집필한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나오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농업(農業)이 모든 산업 가운데 가장 큰 근본으로, 백성의 생업(生業)이며, 농민(農民)과 농촌(農村)을 사회·경제의 바탕으로 삼아 국가 경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농본주의(農本主義)의 기본 사상이다.

인류(人類)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농업 혁명’이다. 구석기시대 수렵과 채집 생활에 한계를 느낀 인간들이 ‘농업’을 통해 작물을 재배하며 식량을 확보했고, 점차 새로운 ‘문명(文明)’으로 발전했다.

농업 혁명으로부터 시작된 문명의 발전은 인류를 윤택하게 하고, 역사를 변화시켜왔다. 현대 농업도 고도화됐다.

농업은 전근대사회에 있어 문화와 산업의 중요한 핵심이다. 농업의 발달은 인구증가와 사회변화 등 사회경제에 다방면으로 다양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자는 천하의 근본’이다.

무엇보다 벼(쌀)농사는 농업발전과 인류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으뜸 농사다.

현재 쌀은 전 세계 인구 30% 정도의 주식(主食)으로,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와 지형 조건에 적합한 벼 재배는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청주시 소로리에서 1만7000년 전의 볍씨가 발견됐고, 기원전 20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벼농사의 기원을 확인할 수 있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은 귀한 쌀밥을 먹는 것이 힘들었던 시대가 있었지만 먹을거리 소비 패턴이 점차 변화하며 쌀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6.4㎏으로, 전년에 비해 0.3kg(0.6%) 감소했다. 1962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기록으로, 이를 하루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154.6g으로, 밥 한 공기 반 분량에 불과하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0년 전인 2014년 65.1㎏과 비교하면 8.7㎏(13.3%) 감소했고, 30여 년 전인 1993년 소비량 110.2㎏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줄어드는 쌀 소비량과 비례해 쌀 판매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산지 쌀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기준 17만9516원으로, 소비자들이 사 먹는 쌀 한 포대(20kg) 기준 4만487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하락하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농가에서 생산된 쌀 재고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쌀 재고량은 92만5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만t(37%) 늘었다.

농협 재고량은 79만8000t으로, 1년 새 20만6000t 늘었고, 민간 재고량은 12만7000t으로, 같은 기간 4만3000t 증가했다.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오는 9월부터 쌀값은 더욱 급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천하의 근본’인 농민들이 쌀 소비 감소와 판매가 하락, 과잉재고 등 삼중고를 동시에 겪으며,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쌀 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농업인의 고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농협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대대적인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범국민 ‘아침 밥 먹기 운동’을 비롯, 쌀 수출·판매 확대, 쌀 가공식품 시장 활성화 등을 통해 현재 지역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약 5만t을 소진하고, 코로나19 이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60㎏을 회복, 쌀값 안정에 기여하기로 했다.

‘밥심’의 귀중함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고, 위기에 빠진 농업·농촌과 쌀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쌀값 안정을 견인하겠다는 게 목표다.

정부도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을 17조 원 규모로 키우고, 이 분야 수출액을 54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식품회사들과 상생 협약을 통해 가루 쌀을 활용한 식품과 음료 개발을 촉구했고, 관련 기업체들도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식품 개발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가루 쌀은 기존 밀가루보다 비싸고, 현지 농가에서도 아직 품종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변동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대한민국의 ‘밥심’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천(原泉)이다.

하늘 아래 큰 근본이자 나라의 근간(根幹)인 농업과 농촌을 살리기 위한 ‘쌀 소비 촉진 운동’이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하길 기대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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