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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선동정치(煽動政治), 미래를 가로채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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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선동정치(煽動政治), 미래를 가로채는 행위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9.0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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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방

“유능한 사람은 화(禍)를 복(福)으로 바꿀 수 있다는데, 승상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중국 진(秦)나라의 간신 조고(趙高)가 승상 이사(李斯)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들은 진시황(秦始皇)이 천하를 통일한 뒤 11년 만에 지방을 순행(巡行)하던 중 지금의 허베이(河北)성에서 갑자기 병사(病死)하자 진시황의 어리석은 아들 호해(胡亥)를 2세 황제로 옹립하기 위해 역모(逆謀)를 꾸몄다.

강직한 장남 부소(扶蘇)와 진시황의 측근 명장인 몽염(蒙恬)에게 자결을 명하는 시황제의 거짓 유서를 날조해 제거한 뒤 호해를 황제로 옹립한 것이다.

조고는 또, 교묘한 술책으로 이사를 배신해 감옥에 가두고, 호해를 꼬드겨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조정 중신들을 모두 제거한 뒤 승상(丞相)의 자리에 올랐다.

조고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이 황제가 될 속셈을 품고, 조정 신하들이 자신을 따를지 살피기 위해 어느 날 사슴(鹿) 한 마리를 가져와 호해 앞에 바치면서 말(馬)을 바친다고 말했다.
영문을 몰랐던 호해는 웃으면서 “승상이 잘못 아시는구려, 사슴더러 말이라 한란 말이오?(指鹿爲馬)”라며 어이없어했으나 조고는 계속 말이라며 다시 한번 봐달라고 했고, 호해는 신하들에게 이게 말로 보이냐고 물었다.

조고는 이 과정에서 조정 신하들의 반응을 살폈다.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조고도 알고 있었으나 자신의 주장에 토를 달며 걸림돌이 될 거 같은 신하들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신하들의 반응은 세 가지로 나뉘었다. 말이라고 하는 그의 말을 수긍하는 신하들,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말하는 신하들, 아예 확답을 피하고 침묵했던 신하들.
조고는 사슴이라 말한 신하들을 각종 죄를 뒤집어씌워 제거하자 중신(衆臣) 중에 그의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후 호해 황제를 죽인 뒤 대신 호해 형의 아들인 자영(子嬰)을 황제로 옹립(擁立) 했지만 즉위식을 앞둔 자영이 보낸 자객들에게 죽임을 당하며 가문마저 몰살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추방당한 신하들이 대거 항우(項羽)편으로 돌아섰고, 자영 마저 참살을 당하며 진나라가 멸망하는 단초가 된다. 진나라 말기의 장군인 항우는 초한 전쟁 때 서초(西楚)를 건국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중국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로, 뻔한 거짓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농락하고 권세를 휘두른다는 의미다.

그동안 탄핵소추안을 잇달아 통과시키며 윤석열 정부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강행했던 검사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기각 판정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강행했던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탄핵 사건에 대해 지난달 29일 헌법재판소가 “대부분 의혹이 특정되지 않았고, 일부는 직무집행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재판관 9명의 만장일치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소추 사유 중 범죄경력조회 무단 열람, 리조트 이용 관련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골프장 예약 편의 제공, 수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해 “행위의 일시·대상·상대방 등 구체적 양상, 직무집행과의 관련성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 형식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한 소추 사유들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고 밝힌 것이다.

헌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얼마나 무리했던 것인지 방증한다. 그간 민주당은 검사, 국무위원, 대통령 등 대상을 가리지 않은 탄핵 남발로 탄핵제도를 희화화시켰다”며 분풀이성 탄핵 철회를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사람을 보복하거나 정상적인 재판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 배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주진후 법률자문위원장도 “지난 두 달 동안 민주당은 무려 7건의 탄핵을 남발했다”며 “‘아니면 말고식’의 표적 탄핵은 명백한 정치 보복이자 일종의 사법 테러”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식’ 표적 탄핵뿐 아니라 ‘아니면 말고식’ 선동성 의혹 제기도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최근 “대통령 탄핵 상황이 오면 계엄령 선포가 우려된다”고 했고, 서울 지하철과 전쟁기념관 등의 독도 조형물 철거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 일환이 아니냐”며 진상 조사단 구성을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에 허무맹랑(虛無孟浪)한 ‘계엄령 설’과 ‘친일 이미지’를 뒤집어씌워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논란을 비롯, 그동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 괴담, 천안함 음모론,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괴담 등을 선동적으로 퍼트려 국민 불안과 분노를 키워 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최근 괴담 등을 고의로 퍼트려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함으로써 전 국민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궤변(詭辯) 일색이다.

지난 4월 7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열린 그리스 신민주주의당 50주년 행사에서 “유럽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가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나 선동가의 모습으로 우리 역사를 다시 쓰고, 미래를 가로채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親) 러시아 선동가를 직격하고, 이에 반대하는 친유럽 세력의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강성지지층에 영합(迎合)하는 선동정치(煽動政治)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빼앗는 행위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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