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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그들의 떡값,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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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그들의 떡값, 그림의 떡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9.22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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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최승필 지방부국방
최승필 지방부국방

“하나같이 국회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먹고사는 문제에 매진하라고 하셨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민심을 제대로 들었다면 ‘묻지마 특검법’의 굴레를 벗고 민생 현안 논의에 협조하라”(국민의힘)

“‘절대 아프면 안된다’는 추석 덕담과 팍팍한 민생에 대한 분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일탈을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원성이 가득했다. 물가가 너무 오르고, 장사가 안돼 실기 힘든데 대통령은 너무 한가하다는 비판이 많았다”(더불어민주당)

“정권에 대한 비토 정서가 이렇게 강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원망과 불신 목소리가 너무 높았다”(조국혁신당)

“해마다 찾아오는 추석이지만 올해는 유독 국민들의 불만과 걱정의 목소리가 컸다”(개혁신당)

추석 연휴가 끝나자 여야가 전한 양극단으로 쪼개진 ‘추석 밥상 민심’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춘 민심의 해석이다. 양측 모두 백성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서로 남 탓 타령이다. 역시 예견된 내용이다.

추석 상여금을 ‘0원’ 받는 직장인이 40%인데 국회의원이 받은 추석 떡값은 424만7940원으로 알려지면서 추석 연휴 시작부터 민심의 시선은 따가웠다. 명목은 ‘명절 휴가비’다. 설에도 같은 휴가비를 받아 총 849만5880원을 명절 휴가비 명목으로 받는다.

추석 상여금을 받는다고 밝힌 35%의 직장인은 평균 83만 원을 받는데 국회의원 상여금은 무려 5배나 많다.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서도 말이다.

국회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28위로 ‘꼴찌권’을 보인 것만 봐도 매우 수치스러운 수준이다.

지난 19일 OECD 2024년 공공기관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국회 신뢰도는 20.56%로, 조사 대상인 30개국 가운데 28위로, OECD 평균치인 36.5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 같은 꼴찌 수준은 여야가 정쟁에만 몰두해 국민에게 필요한 민생·경제 법안은 무관심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 국민들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로 허덕이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지도, 특별한 교육을 받지도 않은 채 3년 넘게 ‘그냥 쉬고 있다’는 청년이 8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지난달 기준 경제활동 인구 조사 결과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15~29세)은 46만 명으로 전월 44만3000명에 비해 3.8% 증가했다.

‘쉬었다’는 청년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3년 이후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심각한 것은 이들 중 75%가 ‘일할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특히, 수료와 중퇴를 포함, 최종 학교를 졸업한 뒤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상태로 지내고 있는 청년 인구는 지난 5월 기준 23만8000명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근 3년(2022∼2024년)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집단은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다’는 청년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실제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응답한 청년이 전체의 34.2%인 8만2000명에 달하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할 수 있었지만 원하는 조건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1~5월 월평균 청년층 구직 단념자 수도 12만17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1000여 명 증가한 수준이다.

이처럼 구직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또 하나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들의 빚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일명 신용불량자인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에 이른다. 지난 2021년 말 5만2580명에 비해 25.3%나 증가했다.

생활비와 주거비를 충당하지 못해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우울한 현실이다.

최저임금도 오르고, 고물가·고금리로 종업원 한 명을 쓰기도 힘들어지면서 1인 사업을 하는 나홀로 자영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나홀로 사장’ 전성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430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요즘, 이들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8일 통계청이 발효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60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6만4000명 줄었다. 이어 9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 홀로 사장님’이 12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감소세가 이어진 이후 5년 8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나 홀로 사장님’이 직원을 뽑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로 전환하면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최근 나타나고 있는 감소 추세는 이와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 환경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고금리와 인건비 부담, 소비 부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누구도 누릴 수 없는 수많은 특권 속에 의정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 와는 상관없이 해마다 또박또박 챙기고 있는 고가의 ‘명절 떡값’은 이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의 청년들과 나홀로 사장님들은 어느 해보다 우울한 추석을 보내야했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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