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도 시인(1953년생)
경북 청도 출신으로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이 시인은 미대를 졸업, 개인전을 20번 넘게 열었으며, 여러 권의 시조집도 펴냄.
<함께 읽기> 언젠가 뉴스를 보는데 한 택시 기사가 한 얘기가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한 할머니를 목적지에 내려준 다음 콜 받은 곳으로 급히 가려고 운전자 쪽 백미러만 보고 뒤에 차가 오는지 확인한 뒤 달리려 했다. 헌데 그날 따라 그런 적이 없었는데 우연히 승객이 내린 쪽 백미러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에! 내린 줄 알았던 할머니가 택시에 붙어 있지 않겠는가.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딸이 사준 긴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있었는데 내릴 때 그 한쪽 끝이 문에 끼었나 본다. 그런 것도 모르고 기사는 출발했고, 할머니는 택시에 끌려 죽을 힘을 다해 달려왔고...만약 조금만 더 갔더라면 할머니는 쓰러져 다치거나, 쓰러지면서 차에 치일 뻔했다고 한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 뒤를 봐야 한다는 것을” 이 시에서 가장 힘준 시행이다. 우린 차를 몰 땐 백미러를 본다. 당연한 일이다. 아니면 사고가 나니까. 하지만 우리네 삶에선 어떤가? 뒤를 돌아본 적이 있는가? 아니 뒤돌아볼 필요가 있었는가? 그동안 필자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앞을 봐야 남보다 잘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 뒤를 봐야 한다는 것을”을 잊고 살았다. 뭐가 그리 바쁜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제 나이가 들어선 지 뒤를 돌아볼 때도 있는데 건성이다. 잠깐만 뒤돌아보고 살았더라면 지금보다 좀 더 사람 답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이 듦에 뒤도 한번씩 돌아보려고 노력 하고 있다. 이 시를 읽으신 독자 분들께서도 앞만 보지 말고 저와 함께 가끔은 뒤돌아 보시면서 살았음 하는 바람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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