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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대한민국 우유역사와 제조과정을 한눈에 - 거창 서울우유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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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대한민국 우유역사와 제조과정을 한눈에 - 거창 서울우유를 다녀와서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4.06.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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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6월 4일 수원목양교회 시니어 아카데미 31명의 성도와 함께 서울우유 거창공장과 거창 창포원을 다녀왔다. 수원에서 거창 우유공장까지의 거리는 270km다. 오전 10시 공장에 도착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934년 조직된 청량리농유조합이 시초다. 이후 조선인과 일본인 목장업자들이 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을 설립했다. 이 시절 우유는 젖소의 원유를 가마솥에 끓여 병에 담아 특권층에 배달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1945년 8·15광복 후 서울우유동업조합으로 개칭하고 우유 판매사업을 시작했다. 1962년 서울 중량교에 공장을 세우고 ‘서울우유협동조합’으로 다시 명칭을 바꾸고, 남대문초등학교 등 6개교에 우유급식을 시작했다. 

1984년 양주공장, 1989년 안산공장, 2005년 거창공장에 최첨단 스마트 공장을 설치해, 고품질 유제품을 다량 생산·공급하고 있다. 국내 우유업계 최초로 ‘콜드체인시스템(Cold Chain System)’과 ‘위해요소중점관리시스템(HACCP)’을 구축하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제품관리를 하고 있다. 

세계인류사에 있어 우류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은 B.C. 3500년경 유프라테스 계곡 근처에서 발견된 벽화이다. 이 벽화에는 외양간에 매어 있는 소, 젖을 짜는 사람 모습, 젖을 걸러내어 그릇에 받는 모습 등이 새겨져 있다. B.C. 3000년 이전에 기록된 성경에도 가나안(팔레스타인지역)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며 우유에 대해서 수없이 언급되어 있다. 또 아브라함이 엉긴 젖과 우유와 하인이 요리한 송아지를 가져다가 그들 앞에 차려 놓고 나무 아래서 먹었다고 한다. B.C. 2000년경 앗시리아 시대에는 가축 떼와 병사를 그린 벽화가 발견되는 등으로 보아 인류가 가축과 그 우유를 이용한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B.C. 400년경에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우유는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우유 기록은 1285년경 일연(一然)이 지은 삼국유사에 농축유제품을 의미하는 낙(酪)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다. 고려 우왕(禑王)때 ‘유우소(乳牛所)’라는 목장이 설치되어 조선시대까지 이어지기는 했지만, 왕이나 일부 귀족층만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우유가 대중화되지 못했다. 1902년 홀스타인 젖소가 도입되면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서울우유농협과 우유역사 소개에 이어 우유제품 제조공정과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먼저 목장에서 공장으로 운반된 원유는 계량과 검사를 거친 후 곧바로 청결기에 운반된다. 청결기에서는 보이지 않는 불순물을 강력한 원심분리장치를 활용해 분해 제거한다. 불순물이 제거된 원유는 다시 원유 탱크에 저장돼 약 2℃로 차갑게 유지하며 순환시킨다. 

이어 유지방구(乳脂肪球:젖의 지방질)를 잘게 부수어 입자를 작은 형태로 만들어 균질화하고 다시 유해 한 균을 살균시키고 5℃ 이하로 냉각한다. 냉각시킨 우유를 다양한 용기에 담아 밀봉한 후 생산 일자와 시간을 인쇄하면 상품으로 완성된다. 각각의 상품은 출하 전 마지막 정밀 검사를 거치며 최종 합격 된 우유는 5℃ 이하의 온도를 유지하며 냉장차로 출하된다.

서울우유에서 생산하고 판매되는 유제품은 130여 개 품목이 넘는다. 우유, 발효유, 과채음료, 커피, 치즈, 크림과 버터, 분유와 연유, 아이스크림 등이 있으며, 반려동물용 밀크제품도 있다.

시대별로 우유 포장 용기의 변천사도 미디어 패키지로 전시되어 있다. 1962년 유리병에서 1972년 삼각포리 백우유, 1974년에는 삼각포리 커피우유가 나왔다. ‘삼각포리’는 비닐로 만든 삼각포장 용기로 폴리에틸렌필름을 줄여서 ‘포리’라 불렀다. 1979년 우유 소비가 급격히 늘면서 카톤팩(Carton Pack:종이팩)이 도입되었다. 카톤팩은 액체 음료를 담는 천연펄프로 만든 일회용 종이병이다. 미국의 존 반 워머(John Van Wormer:1856 ~1942)가 개발해 1915년 특허받았다. 

카톤팩은 자연분해에 5년 걸리지만 분리수거 해 종이로 재생되면 5개월 이내 분해된다. 일회용 종이컵은 20년 이상, 기저귀는 100년 이상 되어야 자연분해가 된다. 우리나라에선 우유포장 용기의 95% 이상이 카톤팩을 사용하고 있어 우유팩이라 말한다. 1990년대 들어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었다. 현재는 유리병, 종이팩,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질의 용기로 유통된다. 캔에 담은 우유는 없다. 캔은 금속이라 우유 성분과 상호작용하여 맛의 변화와 잠재적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우유 포장 용기로 쓰지 않는다고 한다.

견학을 마치면서 신제품 ‘A2+ 우유’와 ‘체다치즈’ 시식을 했다. ‘A2+ 우유’는 건강한 젖소에서 나온 단백 원유 100%만을 담은 고소하고 진한 맛을 살려낸 우유다.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으로 세균과 미생물을 한 번 더 제거해 신선함을 한층 높인 프리미엄 우유라 한다. 

오후에는 거창군 남상면 월평리에 있는 창포원을 찾았다. 창포원은 1988년 합천댐을 조성하면서 생겨난 수몰지역이다. 거창군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에 거쳐 황강 변에 424,823㎡(43ha)의 대규모 창포원을 조성한 것이다. 축구장을 만들면 66개를 만들 수 있는 면적이다. 공원이 넓어 자전거를 타며 구경할 수 있도록 대여해준다. 창포원은 수변생태정원으로 하천의 수질도 보호하고, 관광 자원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함이라 한다. 창포는 수질을 정화하는 식물로 단오(端午)날 머리를 감는 전통적인 풍속과 실용성을 가지고 있다. 

봄에는 100만 본 이상 식재된 꽃창포가 아름답게 군락을 이루고, 여름철은 연꽃·수련·수국을 테마로, 가을은 국화·단풍을, 겨울에는 열대식물원, 유수지와 습지 주변에 억새·갈대를 테마로 4계절 내내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우리 일행이 갔을 때는 보라색의 창포꽃은 거의 져가고 있었고 하얀 샤스타 데이비가 하늘을 향해 활짝 웃고 있었다. 장미꽃과 비슷한 수레국화도 무리 지어 피고 있어 광활한 공원을 아름답게 수 놓고 있었다. 

거창 우유공장 견학을 마치면서 1970년대 봤던 만화영화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염소젖 짜는 모습이 생각났다. 또 비슷한 시점에 방영된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가 실수로 우유 배달통을 쏟았을 때 안타까워하던 마음이 절절히 헤아려졌다. 우유가 귀하던 시절이었다. 우유와 바나나는 중산층 가정에서나 맛보는 특별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함께 우유도 바나나도 이제는 쉽게 먹을 수 있는 국민 음식이 됐다. 요즘 애들은 우유를 먹고 자라서인지 키도 크고 얼굴도 하얗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우유를 꼽고 싶다. 잘 자란 우리 후손처럼 대한민국의 미래도 우유먹고 쑥쑥 컸으면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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