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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너른 땅 좋은 물 속에서 탄생한 화성시 수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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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너른 땅 좋은 물 속에서 탄생한 화성시 수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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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7.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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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문제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화성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경지면적이 가장 넓은 지역이다. 지형은 동고서저(東高西低)로 서쪽으로 낮아지면서 서해와 만난다. 서쪽 해안가는 갯벌과 리아스식 해안으로 간척사업이 활발히 이뤄져 육지화가 되면서 농지가 넓어졌다.

간척사업을 하면서 시화호, 화성호가 형성돼 수자원이 풍부하고, 발안·지천·대성·보통 저수지 등이 잘 조성돼 있어 농업 관개용수로 이용되고 있다. 넓은 농지와 벼농사에 적합한 관개시설을 갖추고 있으니 당연히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쌀을 생산하는 지역이 됐다. 벼식재 면적이 1만1,979ha(2023년)로 추청(아끼바레), 고시히카리를 비롯해 골든퀸3호, 밀키퀸, 진상 등의 품종을 재배한다.

골든퀸3호는 세계 최초, 히말라야 산맥 부근에서 수 천 년 전부터 자생하는 천연 팝콘 향의 유전자를 전통 육종 방법으로 개발한 품종이다. 화성시가 2017년부터 지역특화품종으로 육성하는 순수 우리 쌀이다. 이 품종은 밥을 지을 때 특유의 구수하고 은은한 누룽지 향이 난다. 특히 기존 쌀보다 노화 속도가 월등히 느려 밥을 짓고 24시간이 지나도 구수한 향과 쫄깃쫄깃한 식감이 오래 유지된다. 아밀로스 함량이 약 12%로 낮아 밥맛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소립종(小粒種)으로 소화 흡수율이 뛰어나 아기 이유식으로도 적격이다. 수확량은 10a당 547kg으로 고시히카리나 추청보다 많고, 미질이 좋아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화성시의 쌀은 ‘햇살드리’와 ‘수향미’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독특한 누룽지 향을 차별화 전략으로 삼은 골든퀸3호는 ‘수향미’라는 이름으로 화성시 대표브랜드가 됐다. 수향미는 2021년 전용실시권(독점사용권)을 획득하면서 2032년까지 화성시가 독자적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명실상부한 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재배 면적이 점점 늘고 있다.

수향미는 소비자와 서울대전문패널, 세계제주한상대회, 화성 쌀 축제 등 다양한 식미평가에서 기존 쌀 대비 약 80% 이상 밥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으로 19톤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향미를 비롯해 햇살드리 화성 쌀은 다양한 형태로 가공·유통되고 있다.

2008년 화성시 정남농협은 화성웰빙떡클러스터사업단을 구축하고 ‘디딜향’이라는 떡 브랜드를 런칭했다. 디딜향은 디딜방아로 떡을 빻던 옛 선조들의 마음으로 고향의 음식문화를 이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쌀소비량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쌀소비를 촉진하고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고려한 것이다. 정남농협에서는 크림찹쌀떡, 콩가루찹쌀떡, 영양찰떡, 인절미, 떡국떡, 단호박동부송편, 흑미동부송편 등 30여 가지 떡을 만들어 연간 5,000톤 이상을 유통한다.

‘디딜향’의 떡은 100% 햅쌀로만 만든다. 떡은 모두 급속 냉동 떡으로 전자레인지에 데울 필요 없이 자연 해동해 먹으면 된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좋아 꾸준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먹기 좋게 소포장해 휴대하기도 좋고 1개씩 간식용으로 꺼내먹기도 편리하다. 2014년부터는 떡국떡 수출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유럽과 동남아, 미국, 호주 등 여러 국가에 6억 원어치 수출됐다.

2022년 화성시는 ‘웰컴 투 마스(Welcome to Mars)’라는 로컬 수제 맥주를 출시했다. 웰컴 투 마스는 화성(火星:Mars) 이주를 꿈꾸는 테슬라 기업의 CEO 일론머스크가 우주선을 만드는 영감을 얻어 제조된 맥주이다. 이 맥주는 몇몇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신개념 특산품이다. 새롭게 소개된 웰컴 투 마스는 보리 대신 수향미를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렇게 좋은 쌀 생산과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지만 쌀 생산 과잉 문제는 우리 농업의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생산 과잉과 지속되는 소비 부진으로 쌀값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현재 산지 쌀값은 80㎏당 19만 원 내외로 지난해 수확기 평균 가격 20만2,797원에 견줘 6% 내외 하락했다.

쌀 생산 과잉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쌀 대신 콩이나 밀 등 작물전환이 필요하다. 또, 가루쌀(분질미) 확대로 밀가루를 대체 해야 한다. 학생들의 아침밥 먹기 운동, 김밥이나 떡볶이 등 K-푸드 발전 등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지혜와 실천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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