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최재혁의 데스크席] “초고령사회 정년연장, 노인 일자리 필요”
상태바
[최재혁의 데스크席] “초고령사회 정년연장, 노인 일자리 필요”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7.25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재혁 지방부국장

한국은 소멸하는가?통계청은2024년 합계출산율이0.68명을 기록할 것이라 밝혔다.저출산 못지 않게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2023년 인구통계에선70대 이상 인구가20대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는65세 이상 인구 비율이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이대로면 한국은 망하나 싶지만 꼭 그렇게 보긴 어렵다.인구감소가 반드시 그 국가의 비관적 미래를 결정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2050년이면 세계도 인구가 감소하는 축소사회로 진입한다.우리는 그냥 먼저 닥친 현실을 맞이했을 뿐이다.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쇼크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올해부터 법정은퇴연령에 진입한다.

1964년에서 1974년생까지 954만명에 이른다. 1일 한국은행은 이들이 올해부터 11년간 순차적으로 은퇴하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0.38%p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성장률 하락 폭을 절반 이상 줄이려면 고용 연장,재취업 지원과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이런 내용의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한은은"정년 연장 등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제언했다.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체 인구의18.6%(2023년 말 기준)에 이른다.건국 이래 가장 많이 출생한 세대다. 1955년에서1963년생인1차 베이비부머705만명은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정정년에 이르러 은퇴했다.그 결과 경제성장률을 연간0.33%p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2차 부머 세대는 생산·소비의 중요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정보기술(IT)활용에 익숙하고,교육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다.실질소득과 순자산도1차 부머 세대보다30%가량 많다고 한다.소비와 생산 여력이 단단한 만큼,이들의 경제활동을 연장하면 내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저출생 문제에 더해 베이비부머의 은퇴 쇼크는 국가 성장동력을 떨어뜨린다.제조강국인 독일,일본도 같은 처지다.우리는 이르면 올해 안에65세 이상 인구가1000만명을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간다.납세와 소비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15~64세)는2년 전에 이미 꺾였다. 2050년엔2300만명으로 더 쪼그라드는 게 우리의 미래다.고용 연장 등의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한은의 제언은 타당하다.

늦춘다고 사태가 해결될 것도 아니다.논의를 시작해도 합의까지 수년 넘게 걸릴 수 있다.우선 근로자와 고용주의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가 쉽지 않다.이중적 노동시장 구조,세대 간 일자리 갈등,국민연금·기초연금 개혁 등이 모두 한 고리에 얽혀있기 때문이다.재계는 지금과 같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와 이중적 노동구조에서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 부담이 커지고 청년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직무·성과급제 임금체계 개편과 고용 유연성 확대 등 제도적 환경이 갖춰지고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현재 우리는 법정은퇴연령 이후 세대를 계속 고용하는 법적 토대가 없다.법에 근거하되 기업 자율을 우선하는 일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2013년 65세 정년 연장 또는 계속 고용을 보장하는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했다. 2021년엔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를 법에 명시했다.경제 회복과 함께 제조업 중심으로 70세 이상 재고용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한다.최근 서울시가 1981년 제정된 법정노인 기준 나이를 만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공론화한 것은 고무적이다.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연령을 현행 59세에서 64세로 높이는 방안이 연금개혁공론화 시민숙의단에서 논의되기도 했다.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최근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를 발족했다.고령층 계속고용,법정정년 연장,탄력적 임금체계 전환 등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목표로 의미 있는 논의를 이어가길 바란다.

법적 정년 연장이 현실화되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정년 연장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보다 먼저 초고령화 사회와 맞닥뜨린 일본에서는 최근 도요타자동차가 전 직원들이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했다.아사히 맥주는 고용상한 연령을70세로 높였고,많은 기업들이 정년연장 문제를 꺼내고 있다.고령자 기준을65세에서70세로 올리자고 제안하는 등7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시대가 차츰 현실화하는 분위기다.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상반기70세 이상 취업자가19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200만 명에 육박했다.지난해 보다15만 명이나 늘었다.고용율로 치면24.5%다. 70대4명 중1명은 일한다는 이야기다.실제로 아파트나 각종 시설,산업체 등지에서 활약 중인70대 경비원이나 관리원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저임금 단순직이라는 점이다. 올해부터 1000만 명에 육박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 출생자)가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하면서 양질의 고령자 일자리 창출이 최대 과제다. 좋은 일자리는 노인 복지문제 해결은 물론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 경북 안동병원이 최근 올해부터 정년을 만 70세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단일법인 가운데 최초 사례다.고령화 시대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경제활동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병원의 선제적 대응이라고 한다.

법적 정년 연장이 현실화되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정년 연장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안동병원 사례를 계기로 정년연장이나 정년 후 재고용 논의를 본격화 했으면 좋겠다. 당당한 70세 현역시대를 여는 일이기 때문이다.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정부와 민간이 해법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노년이 미래가 되는 시대가 성공적이면 다시 청년이 미래가 되는 날을 기대할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email protected]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