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

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문제열의 窓] 농촌경제를 살리는 착한소비, 로컬푸드
상태바
[문제열의 窓] 농촌경제를 살리는 착한소비, 로컬푸드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4.07.30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건강과 환경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역의 가치를 앞세운 ‘로컬푸드(local food)’가 뜬다. 로컬푸드는 이제 유통 과정이 짧은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기회를 넘어 장거리 운송에서 발생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의 실천 수단으로도 중요해졌다. 신선하고 알뜰한 식탁만이 아닌 지역 상생, 탄소중립이라는 큰 목표까지 실천할 수 있는 소비의 토대가 된 것이다.

친환경 안전 먹거리를 의미하는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와 ‘탄소발자국’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 또한 높아졌다. 먼 나라에서 온 식품일수록 푸드 마일리지가 높고, 그만큼 운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많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지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탄소발자국이다. 가까이에서 생산된 식품들이 탄소발자국을 줄여준다.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도 챙기기 위해 많은 소비자가 푸드 마일리지 로고와 탄소 라벨링이 표기된 상품을 찾는다.

소비자들이 로컬푸드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착한가격과 착한소비에 있다. 해외수입 농산물은 수입기업에서 운송, 도매, 소비자로 가기까지 다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 가격이 비싸진다. 하지만 로컬푸드는 소비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농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거품이 줄어든다. 착한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함과 동시에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를 실천하는 착한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로컬푸드의 열풍은 침체된 농촌경제를 살리는 데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산물을 직접 직매장에 공급하기에 농업인에게 돌아가는 몫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한 지역 내에서 생산과 유통․소비가 이루어져 소비자가 지출한 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서 순환된다. 이는 자연스레 농업인 소득 안정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직매장에 물건을 갖다 놓기만 하면 판매금액에 따라 매월 일정 금액이 정산되어 통장에 들어와 ‘월급’받는 농업인이 된다. 가까운 지역으로 출하하기 때문에 소량이나 비규격품 판매도 가능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로컬푸드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주인이 되는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특히, 로컬푸드는 여성농업인, 고령농업인, 청년귀농인 등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소규모 영농인도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어 유리하다. 최근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제품에 농부의 이름과 얼굴을 함께 프린팅하여 판매해 농부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브랜딩과 스마트스토어, 온라인스토어, 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으로 유통망이 확대되고 편리미엄 트렌드에 부합되는 밀키트가 출시되어 지역농산물의 판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 더 나가 지역 중소농들이 생산한 농식품을 조직화해 학교·군부대·사회복지시설 등 공공급식, 가공·외식업체 등 지역 내 주요 수요처로 순환하는 공급-유통-소비하는 경제적 로컬푸드 시스템을 강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야 한다. 경작 규모가 작은 중소농들에게 고정적인 새로운 안정적 출하처를 확보하고, 생산자가 주체되는 유통경로 단축으로 농가수취가격은 향상될 것이다.

친환경생태농업, 재생에너지, 윤리적 소비, 먹거리 연대를 통한 협동경제를 수행하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확대되도록 민․관 거버런스 중심의 로컬푸드 기반을 구축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민․관을 잇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 역할 부여로 시민단체별로 각기 지향하는 목표, 환경, 복지, 안전성 등 다양한 접점이 발굴되어 로컬푸드의 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다. 더불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농업이 실현될 것이다.

또한 먹거리 불평등 해소와 식생활개선,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먹거리 보장형 사회적 로컬푸드 시스템이 확충되도록 교육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지역 내 먹거리 소비를 통한 자본 축적, 먹거리 관련 일자리 창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공급, 지역민 교류 활성화 등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공고히 되어야 소비자가 안심하고 언제 어디서나 만 날 수 있는 지역 먹거리로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로컬푸드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얼굴 있는 건강한 먹거리’를 핵심으로 생산, 가공, 유통, 판매, 소비가 체계적으로 연계되어 농업·농촌의 미래를 밝혀주기를 기대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